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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치료제 '레카네맙', 실제 효과와 부작용은?...강성훈 교수에게 듣다


치매는 기억력과 판단력이 서서히 떨어져 일상생활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인지 기능 저하 상태를 뜻한다. 발병 원인만 60여 가지에 달해, 병의 진행을 멈추거나 되돌릴 치료제 개발은 오랫동안 난제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뇌에 축적된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해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추는 표적 신약 '레카네맙(상품명 레켐비)'이 등장하며 치매 치료의 새 장이 열렸다.

신경과 강성훈 교수(고려대구로병원)는 "신약의 도입으로 병의 악화 속도를 늦추고 환자의 일상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라며 "다만 조기 단계에서 투여할수록 효과가 높은 만큼, 기억력 저하 등 평소와 다른 이상 증상이 느껴진다면 병원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강 교수로부터 치매의 원인부터 신약의 실제 효과 및 부작용, 미래 치료 전망, 치매 예방법까지 자세히 들었다.

치매가 발생하면 뇌에서 어떤 변화가 생기나요?
우선, 치매는 특정 병명이 아니라 인지 기능 저하로 인해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증후군'이라 보면 됩니다. 치매가 발생할 때는 뇌 안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데, 뇌세포들이 파괴되고 세포 사이에 존재하는 연결 통로도 함께 망가집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도로가 잘 발달해 있던 도시에서 도로가 끊기며 서로 정보 전달과 등록이 되지 않아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치매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치매는 증상이기 때문에 원인이 되는 병명이 60여 가지에 이를 정도로 매우 다양합니다. 하지만 치매 환자 10명 중 6명 정도는 신경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에 의해 발생합니다. 이는 뇌가 서서히 나빠지는 병입니다. 알츠하이머병 같은 경우는 증상이 생기기 약 20년 전부터 뇌를 손상시키는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질이 축적되고, 뇌가 위축된 이후에 비로소 증상이 나타나 치매로 이어집니다.

그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혈관성 치매입니다. 반신 마비 등으로 빨리 응급실에 가야 하는 뇌경색의 후유증으로 치매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거동이 느려지고 몸이 굼떠지는 또 다른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에 이차적으로 치매가 동반되는 경우도 있어 그 원인은 상당히 다양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치매 완치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한 번 손상된 뇌세포를 회복시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집이 불타면 다시 지을 수 있지만, 뇌는 한 번 망가지면 재생시킬 수 없습니다.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은 본인이 증상을 느끼기 10년에서 20년 전부터 이미 뇌 안에서 안 좋은 변화들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증상을 느껴 병원에 방문했을 때는 이미 뇌가 상당 부분 손상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울러 치매는 앞서 언급 드렸듯이 단일 원인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므로 그동안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던 것입니다.

기존 치매 치료제는 주로 어떤 방식으로 작용해 왔나요?
기존 치료제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온 약들입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치매 약제 중 하나인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는 1990년대에 승인되어 30년 이상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약은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해 준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통증이 있을 때 진통제를 먹는 것처럼, 인지 기능이 떨어져 있으므로 이를 일시적으로 개선하는 정도의 효과를 보이는 약제를 투여해 치료해 왔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한계점은 퇴행성 뇌질환이 1년, 2년, 3년 시간이 지나면서 뇌가 계속 손상되어 나빠지는데, 이러한 뇌 손상의 진행 속도 자체를 늦추지는 못했다는 점입니다.

최근 레카네맙 같은 신약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존 치료제와 어떤 차이가 있나요?
레카네맙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질병의 진행 단계를 수정하여 앞서 언급 드렸던 질병 악화 속도를 조금 늦출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증상 발현 10~20년 전부터 아밀로이드라는 원인 물질이 쌓인다고 말씀드렸는데, 레카네맙은 바로 그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 약제입니다. 병을 유발하는 가장 초창기의 원인 물질을 제거해 추가적인 뇌 손상을 막고, 진행 속도를 최대한 완만하게 만들어보는 치료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아밀로이드는 우리 몸에 무조건 나쁜 성분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밀로이드가 실제 뇌에서 긍정적인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이를 막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뇌의 신호 전달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다만 아밀로이드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생산되거나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뇌에 축적되면 좋지 않은 역할을 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치매 신약 레카네맙에 대한 비용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비용이 문제인 것은 맞습니다. 환자의 체중이 60kg이라고 가정할 때 1회 투여 시 병원마다 차이는 있지만 약 100만 원에서 12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이를 2주에 한 번씩 1년 6개월 동안 투여한다고 가정하면 환자분들과 보호자들에게 상당히 큰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부작용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의학 용어로 '주입 관련 반응'이라고 부르는 알레르기 반응입니다. 제가 약 170명에게 투여했을 때 20% 정도에서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주로 첫 투여 시에 나타나고 증상이 심하지 않아 타이레놀을 한두 복용하면 좋아지는 정도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둘째는 많은 분이 우려하시는 뇌출혈과 뇌부종입니다. 간혹 발생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아주 작거나 경미한 형태로 생기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부작용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기보다는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며 치료를 받을 때 적절히 모니터링하면 잘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레카네맙 치료는 평생 이어가야 하나요?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는 1년 6개월 투여가 현재 정규 코스입니다. 이 코스가 끝난 후에도 유지 치료 형태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계속 맞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제기되어 실제로 그렇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생 투여하기에는 비용적인 측면과 매번 병원에 내원해야 하는 부담이 존재하므로 환자분들에게 선택권을 좀 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여유가 되고 병원 방문에 거부감이 없는 분은 유지 치료를 계속하시고, 계속 치료하는 것이 부담된다 하시는 분은 1년 6개월 투여 후 중단합니다. 이후에는 향후 인지 기능의 추이를 지켜보거나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찍어 아밀로이드가 다시 생기는지 추적 관찰할 계획입니다.

진료 현장에서 신약 처방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이 약제는 의사 혼자 단독으로 결정하는 처방이라기보다는 환자 및 보호자와의 의사소통을 통해 치료를 진행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약이 워낙 고가이기도 하고 2주에 한 번씩 병원에 내원해야 하는 문제, 그리고 이 약을 썼음에도 기대할 수 없는 효과나 한계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설명해 드립니다.

또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과 환자 상태에 따른 부작용 위험이 높은지 낮은지 등을 모두 안내한 이후에, 환자분들이 치료에 동의할 경우 진행하게 됩니다. 치료에 있어서 환자 보호자들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합니다.

조기 진단은 실제 치료 결과나 삶의 질에 얼마나 영향을 주나요?
이 약제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은 기억력이나 인지 기능을 좋게 만들어 준다는 것은 아닙니다. 기능이 나빠지는 속도 자체를 느리게 만들어서 현재 정도의 기능을 잘 유지하며 보호자들과 지낼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치료입니다. 따라서 조기 진단이 중요한데요. 

임상 시험 결과를 봐도 약을 투여한 군은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전체적으로 질병 진행 속도가 약 27% 지연되었습니다. 특히 뇌에 타우 단백질이 적게 쌓여 비교적 질병의 초기 단계로 예상되는 환자군에서는 진행을 50% 이상 지연시켜주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즉, 병이 덜 진행된 상태일수록 현재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보호자분들과 환자분들이 더 좋은 상태로 함께 지낼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면, 보호자의 돌봄 케어 부담도 적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삶의 질을 올리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신약 치료 후 효과를 체감하는 환자들도 있나요?
반응은 매우 다양한데요. 효과가 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과거에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했던 느낌이 조금 맑아지고 기억력이 좀 좋아졌다고 얘기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기억력이 좋아졌다고 하는 분은 소수이시고, 현상 유지를 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상태가 크게 나빠지지 않고 비슷하게 유지되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십니다. 환자분들마다 체감하는 효과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치매 진료 현장에서 AI나 빅데이터 같은 기술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요?
치매 치료 쪽에서는 주로 치매 진단과 관련해서 AI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현재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하기 위해 아밀로이드 PET이나 뇌척수액 검사를 해야 하는데, 비용이 비싸거나 통증이 동반되어 많은 분이 걱정하는 실정입니다.

최근 들어 혈액 검사를 통해서도 알츠하이머병을 미리 예측하는 혈액 바이오마커 기술이 많이 발달하고 있습니다. AI는 이러한 혈액 검사 결과와 더불어 뇌 MRI 소견, 인지 기능 척도 점수까지 통합 분석하여 특정 환자의 알츠하이머병 위험성을 예측하거나 치료 적합성 여부를 판단합니다. 향후 임상 현장에서도 의사의 결정을 돕는 형태로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줄기세포 치료나 유전자 치료 연구는 어느 단계까지 와 있나요?
지금의 치료 자체는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손상된 뇌세포를 다시 재생시키거나 나빠진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줄기세포 연구는 손상된 세포를 재생시키는 목적과 관련해 진행 중이고, 유전자 치료의 경우는 앞서 말씀드린 아밀로이드나 타우의 축적과 관련된 유전자를 제어하거나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유전자로 알려진 아포이4(ApoE4) 유전자를 제어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은 이러한 줄기세포나 유전자 치료는 매우 초기 단계라는 점입니다. 향후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될 때까지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5년, 10년 뒤 치매 진료 현장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치매 치료 현장이 지금 변혁기를 맞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는 치매로 진단되면 거의 모든 환자가 동일한 약으로 획일적인 치료를 받았습니다. 향후에는 환자의 상태나 혈액 검사 결과 등에 따라 그룹을 나눈 후, 각 환자에게 가장 맞는 치료제를 선택하는 '정밀의학'적 접근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쉽게 생각하면 현재 암 환자 치료에서 상태에 맞춰 약을 골라 쓰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치매 완치의 시대가 올 수 있을까요?
치매는 퇴행성 질환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예전 상태로 완전히 되돌아가는 개념의 완치는 사실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향후 다양한 표적 치료제가 임상에 도입되고 환자 상태에 가장 맞는 맞춤 치료를 시행한다면, 질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고 악화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리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치매를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일상에서 실천해야 습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치매 예방과 관련해서는 중년기부터 뇌 건강을 관리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특별한 것이 있다기보다는 만성 질환을 잘 관리하고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데 있습니다. 중년기에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같은 대사 질환을 앓았던 경우 노년기 치매 발병 확률이 많이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운동 부족이나 사회적 고립, 청력 저하 등이 있을 때 치매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운동을 꾸준히 하고 활발하게 두뇌 활동을 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더불어 균형 잡힌 식사를 잘 챙기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운동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크게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으로 나눌 수 있는데,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유산소 운동이 치매 예방에 더 확실하게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운동을 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 뇌를 자극하고 신경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실제로 운동을 많이 한 사람들의 뇌가 두꺼워지거나 커졌다는 논문 결과도 있습니다.

따라서 유산소 운동을 매일 하루 1시간 정도 숨이 찰 강도로 꾸준히 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여력이 된다면 근력 운동을 같이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나이가 들어 근육이 줄어들고 노쇠해지면 치매 위험성이 올라가기 때문에 여유가 된다면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동반해서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과거에는 치매가 치료 불가능한 불치병 혹은 난치병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기에 빠르게 진단하면 병이 악화하는 것을 최대한 막아볼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예전과 달리 기억력이 떨어지는데 힌트를 줘도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잊어버리는 빈도가 잦아진다면,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 적절한 시기에 진단을 받아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현재 신약 치료를 받고 계신 분들 중에는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과 걱정을 안고 계신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병원 치료와 더불어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운동이나 공부(두뇌 활동)를 꾸준히 병행하며 치료받으신 분들 중에서는 좋은 효과를 본 사례가 꽤 많습니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치료에 임하시면 조금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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